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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즐거움/다녀온 곳

용담호 조각공원에서 깊은 한 '숨' 쉬고 가세요.

by 봄.날. 2020. 9. 24.

이른 아침 서둘러 아침밥을 챙겨 먹고 집을 나섰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 집안에 있는 것이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적지를 정하고 집을 나선 것은 아니지만, 문득 용담호가 생각 났습니다. 작년 늦가을 지인의 장례에 참석하러 이동하던 길에 마주했던 용담호의 가을 정취는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와~ 우리 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단풍이 물든 용담호를 마주한 첫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어머니의 넓은 품에 안긴 포근함이기도 했습니다.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완만한 산으로 둘러쌓인 잔잔한 호수가 마음을 안정시켜 주었습니다. 서울에서 진안까지 운전하며 내려온 피로를 한번에 씻어주는 광경이었습니다. 어슴푸레 해가 떨어지려는 시간대였는데 어디선가 밥 짓는 냄새가 나는 듯 했습니다. 

지난 겨울에 대전으로 이사온 터라, 대전에서 출발하니 용담호 까지는 1시간 남짓 시간이 걸렸습니다. 1시간 정도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 기분 좋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용담호 가족 테마공원

먼저 도착한 곳은 용담호 가족 테마공원이었습니다. 용담호의 수문 아래쪽에 위치한 작은 공원이었습니다. 놀이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잠시 시간을 줬습니다. 

 

 

 

놀이터 옆으로 돌로 조각한 12지신 상들이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12지신상을 한 한 해시계 였습니다. 구름이 해를 가려서 정확히 그림자가 생기진 않았지만 시간을 잴 수 있도록 만든 것이겠죠? 확인은 할 수 없었습니다. 12지신 중 용을 근첩촬영하였습니다.

 

 

 

용담호(댐) 도착

용담호 가족 테마공원 옆으로 난 신용담교를 건너 언덕을 오르면 용담호가 한 눈에 보입니다. 가장 먼저 용담댐 관계 시설들이 보입니다. 출입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용담댐 관리 시설을 지나면 바로 용담댐 물문화관이 나옵니다. 물 문화관은 현재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문화관 앞에 서 있는 돈키호테를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이웅휘 작가의 작품 "돈키호테의 시간여행" 입니다. 시간을 뚫고 용담호로 달려온 돈키호테입니다.

 

 

 

물 문화원 앞쪽으로 펼쳐진 용담호 전경입니다. 하늘이 맞닿아 있습니다. 넓게 펼쳐진 경관이 시야를 트여줍니다. 답답함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 용담호를 지날 때의 경관과는 많이 다른 느낌입니다. 아직 단풍이 들기 전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가을이 깊어지면 다시 한번 방문할 계획입니다. 

 

 

 

아내는 아이들과 밴치에 앉아 한동안 용담호를 바라봤습니다. 집에만 있다가 야외로 나오니 답답함이 조금은 가실 수 있었겠죠? 아내와 아이들이 편안함을 느끼기 저도 덩달아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옆에 세워진 전라북도 관광안내도를 살펴봤습니다. 전라북도는 군산전주 외에는 다녀온 곳이 없습니다. 날씨 좋은 올 가을에는 몇 군대를 더 선정해서 다녀와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곳저곳을 다니며 국내 여행은 다 거기서 거기지라는 생각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습니다. 조금씩 다름을 느끼고, 그 다름에서 오는 차이를 보는 재미를 느낀다고나 할까요?

 

 

 

아래는 용담다목적댐 건설 기념비 사진 입니다. 필요에 의해서 오랜 시간 동안 수고하여 새워진 댐이기에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을 기억하는 기념비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생활의 터전을 잃은 실향민들도 있었을 겁니다. 그들을 기리는 기념비도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아니면 제가 못 본것일수도 있습니다.)

 

 

 

용담호 조각공원

용담댐 조각 공원의 정식 이름은 "용담댐 환경조각 공원"입니다. 조각가인 이웅휘 선생이 진안에 귀촌 후 만든 작품 204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작품들을 하나 하나 살펴봤습니다. 눈에 띄는 작품들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작품들을 쭉 둘러보며 이웅휘 작가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현대 산업사회의 민낯을 표현하고, 망가진 인간들의 모습들을 담으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합니다. 폭력성을 드러낸 인간, 도구화 된 인간, 그 안에서 인간의 존엄을 잃어가는 현실을 작품으로 담았습니다. 그러나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고, 그 안에서 여전히 인간이 가진 희망을 노래합니다. 인간의 잠재성을 긍정하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지금의 사회 분위기를 앞선 세대가 어떻게 느끼고 판단했는지를 살피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자연을 둘러보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참 시원하게 해 줍니다. 

자연과 멀리 떨어져 지내는 아이들에게 기회가 될 때 마다 다양한 자연 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자연을 가까이 할 때 내 마음도 시원해지고, 아이들의 마음도 시원해질테니까요.

자연을 가까이에 두면 마음이 조금 더 넉넉해질까요? 

자연을 닮은 품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용담호 전경  

https://youtu.be/kmvxQdkHCxw

 
용담호 위치